임상 사회복지사·정신분석가이자 30년 경력의 부모 코치인 에리카 코미사(Erica Komisar)의 이 심층 인터뷰는 “왜 현대 아이들이 그토록 불안하고, 우울하고, ADHD 진단을 받는가”에 대한 그녀의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. 핵심 메시지: 0~3세 애착 형성이 평생 정신건강의 ‘정서적 코어’를 만들고, 현대 육아·데이케어·부모의 부재가 만성 스트레스·코티솔 상승·뇌 발달 이상으로 이어져 불안·우울·ADHD·행동문제·애착장애를 만든다는 것입니다. 그리고 부모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실질적 건강 행동까지 제시합니다.
1. 에리카 코미사 – “애착의 전문가”
에리카 코미사(Erica Komisar)는 뉴욕 기반의 임상 사회복지사(LCSW), 정신분석가, 부모 코치입니다. 《Being There》의 저자이기도 합니다.
1-1. 기본 프로필
- 전문 분야: 영유아 정신건강, 애착이론, 부모-자녀 관계
- 경력: 30년 이상 임상 경험
- 저서: 《Being There: Why Prioritizing Presence in the First Three Years Matters》
- 미디어: WSJ, NYT, Today Show 등 다수 출연
- 핵심 주장: 0~3세 애착이 평생 정신건강을 결정한다
1-2. 왜 코미사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
코미사는 단순한 이론가가 아닙니다:
- 임상 경험: 수천 명의 부모와 아이를 직접 상담
- 연구 통합: 애착이론, 신경과학, 발달심리학을 통합
- 논쟁적 입장: 데이케어·수면훈련에 대한 직설적 비판
- 실용적 조언: 이상화된 조언이 아닌 현실적 대안 제시
“저는 5명 중 1명의 아이가 심각한 정신질환을 안고 어른이 된다는 통계를 봅니다. 이것은 유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. 우리가 아이들을 어떻게 기르고 있는지의 문제입니다.”
2. 3P 미션 – 존재, 우선순위, 예방
코미사가 30년 경험에서 도출한 세 가지 핵심 원칙입니다.
2-1. 세 가지 P
– 신체적 존재 + 정서적 존재가 동시에 필요
– “같은 공간에 있지만 스마트폰을 보는 것”은 존재가 아님
– 아이의 신호(울음, 표정, 동작)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
– 경력, 소비, 자아실현보다 자녀를 우선하는 삶의 재설계
– 특히 0~3세, 9~25세(청소년기) 두 번의 창
– “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”는 현실 인정
– 증상 진화(약, CBT)보다 근본 예방
– 0~3세의 뇌 발달 창을 놓치지 않는 것
– “잔디 깎기”가 아니라 “뿌리 관리”
2-2. “5명 중 1명” 통계
– 미국: 5명 중 1명이 심각한 정신질환 경험
– 영국: 6명 중 1명
– 질환: 불안, 우울, ADHD, 행동장애, 자살사고
– 추세: 지난 20년간 급격히 증가
코미사: “현재 시스템은 증상 관리에만 집중합니다. 근본 원인인 애착과 환경은 무시됩니다.”
3. 0~3세가 만드는 ‘정서 코어’
코미사의 가장 중요한 주장입니다.
3-1. 신생아의 취약성
– 신경·정서적으로 매우 취약
–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음
–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미성숙
– 주 양육자의 민감한 공감·달램을 통해서만 안정감을 배움
“아기는 회복탄력적이지 않습니다. 아기는 취약합니다.”
3-2. 뇌 발달과 85%
코미사가 강조하는 신경과학적 근거:
- 0~3세: 우뇌(감정·직관·관계)가 주로 발달
- 3세: 우뇌 네트워크의 약 85%가 형성
- 메커니즘: “울면 안아주고, 눈을 맞추고,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는” 반복 경험
- 결과: 스트레스·감정 회로가 조직되어 자가 감정조절 능력의 기초 형성
3-3. “정서적 코어”란
정서적 코어가 약하면:
- 만성적 불안 – “언제 버려질지 모른다”
- 자기 조절 어려움 – 감정 폭발, 충동성
- 관계 어려움 – 친밀감 회피 또는 집착
- 스트레스 취약성 – 작은 자극에도 과잉 반응
4. 네 가지 애착 유형
코미사가 설명하는 애착이론의 핵심입니다.
4-1. 안정 애착 (Secure)
4-3. 양가 애착 (Ambivalent/Anxious)
“애착 유형은 운명이 아닙니다. 하지만 기본 설정(default)입니다. 자각하지 않으면 평생 이 패턴을 반복합니다.”
5. ADHD·불안·행동문제 – 스트레스와 애착의 관점
코미사의 가장 논쟁적인 주장 중 하나입니다.
5-1. ADHD는 “뇌의 과잉 경계 상태”
“ADHD 진단·약물치료 급증은 유전만의 결과가 아닙니다.
많은 경우, 만성적 조기 스트레스·애착불안의 표현입니다.”
메커니즘:
– 코티솔(스트레스 호르몬)에 반복 노출
– 편도체·경계 시스템이 과성장
– 과잉 경계·과잉 움직임·집중 난조로 굳어짐
– “위험 감지 모드”에서 벗어나지 못함
5-2. “경고등 끄기” 비유
코미사의 비판:
- 현재 시스템: ADHD 약물·행동치료로 증상 관리
- 문제: 아이의 고통 신호를 “잠깐 조용히 만드는 경고등 끄기”
- 필요한 것: 근본 원인 탐색
– 가정 내 갈등 (부부 싸움, 폭언, 긴장)
– 잦은 분리·이사
– 돌봄자 교체 (베이비시터, 데이케어 변경)
– 과도한 스크린·자극
– 과잉 일정 (학원, 활동)
“아이를 과부하 상태로 만드는 요인”을 함께 살펴보는 부모 상담이 필요합니다.
5-3. 약물치료에 대한 입장
코미사는 약물치료를 전면 부정하지는 않습니다:
- 인정: 일부 아이에게는 약물이 필요하고 도움이 됨
- 비판: 너무 빨리, 너무 쉽게 약물로 가는 경향
- 권고: 먼저 환경·관계 요인을 탐색한 후 약물 고려
6. 데이케어 논쟁 – “최선의 선택이 아니다”
코미사의 가장 논쟁적인 입장입니다.
6-1. 코미사의 주장
“생후 첫해, 특히 0~12개월에 장시간 기관 보육·낯선 돌봄자에게 맡기는 것은:
– 아이의 타액 코티솔(스트레스 지표)을 유의미하게 높이고
– 공격성·불안·행동문제·애착장애 위험을 높인다
데이케어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선의 선택이 아닙니다.”
6-2. 연구 근거
코미사가 인용하는 연구들:
- 코티솔 연구: 데이케어 영아의 타액 코티솔이 집에 있는 영아보다 높음
- NICHD 연구: 장시간 데이케어와 행동문제 연관성
- 애착 연구: 반복적 분리와 불안정 애착 연관성
6-3. 주의: 이것은 논쟁적인 주장입니다
코미사의 주장은 다른 소아정신건강·발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반론과 논쟁이 있는 주제입니다.
반론 측 주장:
– 질 높은 데이케어는 애착과 양립 가능
– 모든 가정이 전업 육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님
– 죄책감·불안을 조장할 위험
– 구조적·사회적 요인을 개인화하는 문제
권고: 각 가정의 현실·지원망·아이 기질을 고려해 ‘덜 해로운 선택지’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.
6-4. 데이케어를 사용해야 한다면
코미사의 권고:
- 교사 대 아동 비율: 영아반은 1:3 이하가 이상적
- 교사 이직률: 낮을수록 좋음 (일관된 돌봄자)
- 철학: 애착 친화적 (안아주기·반응적 돌봄·야단보다 조율 중심)
- 시간: 가능하면 파트타임, 풀타임은 피하기
7. 수면 훈련 논쟁 – “Cry-it-out”의 문제
또 다른 논쟁적 주제입니다.
7-1. 코미사의 입장
울려서 재우는 수면 훈련은 “뇌가 아직 연약한 시기에 소화하지 못할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먹이는 행위”입니다.
– 아기는 “포기”를 배우는 것이지, “자가 진정”을 배우는 것이 아님
– 반복되면 “울어도 아무도 안 온다”는 무력감 학습
– 장기적으로 회피 애착 위험 증가
7-2. 대안: 점진적 접근
코미사가 권하는 방법:
- 점진적 분리: 아이 속도에 맞춰 조금씩
- 존재 확인: 완전히 떠나지 않고 가까이 있기
- 반응하기: 울면 가서 달래주되, 점점 시간 늘리기
- 인내: 빠른 결과보다 아이의 안정감 우선
8. 엄마·아빠의 역할 차이
코미사가 설명하는 호르몬과 진화 관점입니다.
8-1. 엄마의 역할
– 주로 공감·달램·민감한 양육 행동 강화
– 슬픔·두려움·불안을 주로 조율
– “안전 기지” 역할
– 정서적 안정의 1차 원천
8-2. 아빠의 역할
– 거친 놀이·탐험 독려·경계
– 흥분·공격성·위험추구를 조절
– “세상으로 나가는 용기” 부여
– 규칙·한계 설정
8-3. 한 쪽이 부재하면
코미사의 설명:
- 엄마 부재: 정서 조절, 안전감, 자기 가치감에 어려움
- 아빠 부재: 충동 조절, 공격성 관리, 위험 판단에 어려움
- 둘 다 부재: 전반적 발달 위험 증가
8-4.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입장
“동성 부부·한부모 가정도 ‘애착 원리·민감한 돌봄을 충분히 학습·실천하면’ 상당 부분 보완 가능합니다. 중요한 것은 누구냐보다 ‘얼마나 일관되게 민감하고 신뢰로운 주 양육자가 있느냐’입니다.”
9. 죄책감과 현실적 대안
“그럼 일하는 부모는 어떡하라는 건가요?”에 대한 답변입니다.
9-1. 죄책감에 대한 재해석
“죄책감 자체는 나쁜 감정이 아닙니다.
내면의 도덕적 갈등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.
회피하지 말고 ‘내 선택이 아이에게 주는 영향’을 직시하세요.
그것이 더 나은 결정을 돕습니다.”
9-2. 현실적 대안들
코미사가 제안하는 전략:
- 확장 가족: 친가·외가·이웃·커뮤니티를 활용해 돌봄 네트워크 만들기
- 유연 근무: 시간제·탄력 근무·재택·파트타임 협상
- 정서적 지지: 집단 부모 코칭·애착 서클 참여
- 우선순위: 소비·생활 수준을 낮추더라도 시간 확보
- 질 높은 대안: 불가피하면 최고 품질의 데이케어 선택
코미사는 모든 부모에게 전업 육아를 강요하지 않습니다.
핵심 메시지는: “현실 안에서 애착 시간을 극대화하는 전략”을 찾으라는 것입니다.
경제적·가족 지원이 부족한 부모에게 죄책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,
가용한 자원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.
10. 부모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강 행동
코미사의 실질적 권고입니다.
10-1. 0~3세 부모를 위한 체크리스트
– 가능한 한 한 명의 주 양육자가 정서적으로 일관되게 함께 있기
– 아이의 신호(울음·표정·동작)에 민감하게 반응하기
– 눈 맞춤, 부드러운 목소리, 신체 접촉 많이 하기
– 느린 시간 확보 (놀이·책 읽기·산책·단순한 일상 루틴)
– 부부 관계 안정 유지 (아이 앞에서 싸우지 않기)
❌ 피할 것
– 스크린·SNS에 빠져 아이를 무시하기
– 과도한 일정으로 아이를 과부하 상태로 만들기
– 폭언·가정폭력·만성적 긴장
– 잦은 돌봄자 교체
– 장시간 분리 (불가피하면 최소화)
10-2. 데이케어 선택 기준
- 교사 대 아동 비율: 영아반 1:3 이하
- 교사 이직률: 낮을수록 좋음
- 철학: 애착 친화적 (안아주기·반응적 돌봄 중심)
- 환경: 조용하고 자극이 과하지 않은 공간
- 소통: 부모와 긴밀히 소통하는 곳
10-3. ADHD 의심 시 먼저 할 것
코미사의 권고:
- 먼저 부모 상담/가족치료 전문가와 환경·관계 요인 탐색
- 가정 내 스트레스 요인 줄이기
- 스크린 타임 대폭 줄이기
-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루틴 만들기
- 충분한 수면·신체 활동 확보
- 그래도 개선 없으면 전문가와 약물 논의
11. 30대 이후도 회복 가능한가?
“이미 늦은 거 아닌가요?”에 대한 답변입니다.
11-1. 뇌는 변할 수 있다
“30대 이후에도 뇌·애착 회로는 변화할 수 있습니다.”
가능한 방법:
– 정신분석·애착 기반 심리치료
– EMDR (트라우마 치료)
– 그룹 치료·지지 모임
– 건강한 파트너십 경험
어린 시절 패턴을 재인식하고, 더 안정된 애착 스타일로 재조정하는 과정이 가능합니다.
11-2. 자각이 첫 걸음
코미사의 조언:
- 자신의 애착 유형을 이해하기 (회피·양가·혼란 등)
- 스스로의 ‘기본 설정’을 자각하기
- 연애·결혼·육아에서 무의식적 반복 패턴 인식하기
- 자녀에게 더 안전한 정서 환경을 제공하는 첫걸음
“내 애착 유형을 아는 것만으로도, 내가 왜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. 그리고 이해는 변화의 시작입니다.”
실전 Q&A
5가지 핵심 원칙
- 0~3세가 결정적이다: 이 시기에 정서적 코어가 형성된다
- 존재(Presence)가 핵심이다: 물리적 존재 + 정서적 반응 = 진짜 존재
- 애착은 기본 설정이다: 자각하지 않으면 평생 패턴을 반복한다
- ADHD/불안/행동문제 = 스트레스 신호일 수 있다: 약 전에 환경을 점검하라
- 30대 이후에도 변화 가능하다: 자각과 치료로 애착 패턴을 바꿀 수 있다
결론 – “아이의 신호를 들어라”
에리카 코미사의 메시지는 때로 불편하지만, 핵심은 단순합니다: “아이들의 정신건강 위기는 우리가 만든 것이고, 우리가 바꿀 수 있습니다.”
0~3세의 뇌는 경험을 통해 구조화됩니다. “울면 누군가 온다”는 경험은 “세상은 안전하다”는 신경회로를 만듭니다. “울어도 아무도 안 온다”는 경험은 “나는 혼자다”는 신경회로를 만듭니다.
ADHD, 불안, 우울, 행동문제 – 이 모든 것이 “나를 도와달라”는 아이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. 약으로 신호를 끄기 전에, 왜 그 신호가 나오는지 물어봐야 합니다.
코미사의 메시지는 죄책감을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. “지금부터라도 더 잘할 수 있다”는 희망입니다. 30대, 40대, 50대에도 애착 패턴은 바뀔 수 있습니다. 그리고 우리가 바뀌면, 우리 아이들에게 더 안전한 세상을 줄 수 있습니다.
가장 중요한 건강 투자는 체육관 멤버십이 아닐 수 있습니다. 스마트폰을 내려놓고,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, “나는 여기 있어, 너의 말을 듣고 있어”라고 말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.
